임채홍 변호사

보이스피싱 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전업주부, 취업 준비생을 비롯해 미성년자도 있습니다. 아직 중, 고등학생인 내 자식이 보이스피싱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들의 부모님들은 혼비백산하면서도 '친구들이 하자고 하니까~' ,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시작했다~'는 말로, 아이들을 대변하기에 이릅니다. 가지가지 사연이야 많겠지만, 큰 맥락에서 보면 아이들이 용돈 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면서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성년자 범죄, 그 중 왜 보이스피싱이 많은가?
 우선, 미성년자들은 아르바이트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연소근로자가 아르바이트를 지원할 때는 부모님의 동의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싶어 하죠. 자연히 '부모님 동의 필요 없다‘, ’쉽게 돈을 벌수 있다'라는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섭니다.
 “미성년자 지원 가능한 고수익 심부름 알바", "일당 당일 지급" 그리고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라는 문구로 제목을 만든다면 청소년 누구라도 홀리듯 해당 글을 읽게될 것입니다.
이러한 공고는 정식 취업소개 포털보다는 SNS 및 커뮤니티 등에 게재됨에 따라, 이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청소년층의 범죄 참여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됩니다.
 또한, 또래문화 특성상 친구 1명이 시작하면, 주변으로 같은 아르바이트 소개가 이루어지면서, 주변 지인들까지 보이스피싱 범죄에 엮이게 됩니다. 아이들 역시, '보이스피싱 같은 일이 아닌가' 생각을 하다가도, 관리자가 “걸려도 너희는 미성년자이니 훈방조치다”라고 한 말을 믿는다고 하는데요. 미성년자 범죄처벌, 정말 훈방일까요?

 미성년자 범죄 처벌, '훈방조치된다?'
 소년법에 따르면 만 19세 미만의 소년이 형사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검사가 소년부로 송치할지 혹은 정식으로 기소하여 형사재판을 받게 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가 사안이 중대하여 '금고(징역) 이상의 형'으로 판단을 하면, 정식으로 형사재판 회부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법원 역시 사건의 경중이나 피고인의 연령 등을 고려하여, 재판의 종류를 결정하게 됩니다.
 상담을 해드리다 보면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것이, '미성년자는 처벌되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오해는 미성년자라고 해서 처벌 수위가 낮아진다기보다는 양형 사유에 반영이 되기 때문이라고 여기는 것이 맞습니다.
 형사재판을 할 때 '양형 사유'가 함께 제시됩니다. 양형 사유는 죄를 지은 사람이 벌을 받아야 하는 조건과 벌을 감형 받을 수 있는 조건 중 무엇에 해당하는지 작성된 것입니다.
법은 보이스피싱이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중범죄라고 봅니다. 미성년자 여러분도 그렇겠지만, 부모님들 역시 '미성년자라고 처벌이 없거나, 훈방된다'라고 마냥 가볍게 생각하시면 결코 안된다는 점을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미성년자 보이스피싱 범죄 연루되었다면
 아이들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던 중,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자수를 해야 하나?'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일단 미리 경찰서 등에 방문하여 '보이스피싱 단순 가담을 한 것 같은데요'가서 먼저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피해자가 나오지 않은 경우 사건을 진행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어떤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신고를 하여, 본인에게 소환 통보가 온다면 이에 맞추어 준비를 해나가시는 게 좋죠. 하루 정도 알바를 했던 경우에도 '소환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수사기관에 철저히 잘 협조하시면 됩니다. 만약 걱정이 되는 경우 수사기관에서 고지한 소환 조사일 전에 변호사 사무실이나, 법률사무소 등에 방문하여 미리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변호사 상담을 해야 하는 이유는 만약 소환 조사 등에 의해 피의자가 되었을 때, 보다 빠른 대응을 위해서입니다.
 상담 시에는 정확하게 어떤 일을 했고, 피해 액수 등도 기억해 내는 것이 좋겠지요. 보이스피싱은 인출책이나 전달책이라고 하더라도, 초범 징역 2년~3년 정도 실형이 선고되는 범죄인 만큼 이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