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평화단체인 사단법인 조각보가 주관하고 부설 삶이야기센터가 주최한 ‘사할린 코리안여성들의 삶이야기’가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1박 2일간 서울유스호스텔에서 진행되었다.

삶이야기 진행 장면

  

이날 사할린 한인 2세 여성 3명과 인천 거주 한국 출신 여성 3명이 참가해 조부모 시절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할린에서의 성장과정을 동포들이 가져온 사진을 함께 보는 장면

 

(사)조각보는 2012년부터 국내로 이주한 동포여성들이 참여하는 ‘삶 이야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이는 통일 독일 내 동서독주민들의 상호이해와 내적 통합을 위해 기획된 독일 동서포럼(Ost-West Forum)의 프로그램을 악셀 슈미트-괴델리츠 이사장으로부터 조각보가 전수 받아 한국에 현지화해 12년째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남한 여성들과 사할린 동포들이 남산 둘레길을 산책하는 중

 

강원도 출신의 할아버지가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던 사할린에서 지난해 다시 모국으로 돌아온 한 참가자는 사할린에서 러시아 하바롭스크를 거쳐 우크라이나, 한국에 이르는 이주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해방 이후 조국으로 귀환하지 못하고 사할린에 남겨져 무국적자로 살아야 했던 사할린 한인의 삶을 들려주었다.

참가자들은 처음에는 낯선 이들 앞에서 자신이 삶을 이야기하고 룸메이트로 하루를 보내야 하는 것에 걱정하기도 했다. 돌아가며 각 참가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1시간씩 듣고, 함께 식사하고 산책하며 보낸 1박 2일의 시간은 처음의 낯섦과 경계를 허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사할린에서 살았던 곳들을 지도로 설명하는 장면

  

일상으로 돌아간 참가자들은 일주일 후 인천 영종도에서 자체적으로 후속 모임을 갖고 앞으

로 친한 언니 동생으로, 이웃으로 살아가기 위한 만남을 이어갔다.

<박연희 기자>